조류학자가 말하는 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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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학자가 말하는 참새


2024. 4. 17.

 

참새는 잡식성이라 당연한 얘기지만 곡식이 아직 익지 않은 시기에는 곡식 낟알보다는 벌레를 주식으로 먹는다. 따라서 해충도 잡아먹는다는 말. 그러니 추수기에 낟알을 먹어치운다고 함부로 '해로운 동물'이라고 단정해 '곡식 먹는다'면서 함부로 박멸하면 오히려 해충이 날아와서 작물을 약탈해가기에 농사를 짓는 데 애로사항이 꽃필 수 있다.

다만 곡식이 익고 난 후에는 벌레는 내버려두고 낟알을 무지막지하게 먹어치우기 때문에 농민들에겐 미움받는다. 요즘은 모르지만, 80년대 까지만 해도 참새 떼가 덮쳐서 평소의 절반 수확도 못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과거의 농민들에게는 가뭄, 홍수, 태풍, 냉해 같은 자연 재해 이상의 해악을 끼친 존재로 논에 세워둔 허수아비나 각종 새를 쫓는 시설물들이 전부 참새 대책용이다. 어찌되었든 곡물도 잘 먹어치우는 것이 사실이기에 마오쩌둥이 괜히 "저 새는 해로운 새다"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는 것. 물론 둘 다 농민들 입장에선 해로운 것은 분명히 맞지만 벌레는 최악, 참새는 곡물도 먹지만 벌레라는 최악을 카운터치는 차악이라 이로움과 해로움을 같이 준다고 할 수 있다.

90년대만 해도 도시에서 새가 보인다 하면 거의 까마귀나 제비 아니면 참새였지만, 90년 후반 이후 참새는 눈에 띄게 줄어들어, 90년대 후반에는 직박구리가, 2000~2010년대 이후로는 비둘기가 압도적으로 가장 흔하게 되었다. 덕분에 닭둘기가 참새를 잡아먹는다는 루머도 돌아다닌다. 다만 중소도시나 시골에서는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볼 수 있다. 참새가 환경오염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2010년대 이후로는 도시에서 찾아보기 굉장히 어렵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88올림픽때 비둘기를 대량 들여온 시점을 기준으로2010년대 이후 들어서는 도시의 새의 비중은 대부분은 비둘기가 차지해 버리게 되었다.

다만 일부 서울지역에서는 참새가 눈에 띄는 경우가 존재한다. 특히 서울시 강서구 지역은 참새와 까치가 더 많이 출몰하고, 비둘기는 눈에 띄지 않는 특이한 경향이 있다. (천안시나 고양시, 부천시 일부도 그렇다.) 주로 주변에 산 또는 넓은 녹지가 있는 곳에서 눈에 띈다. 대도시일지라도 해외처럼 녹지가 충분히 조성된 도심지이거나 하는 자연친화적인 곳에서는 참새 무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참새는 크기가 크기인지라 대부분 상당히 겁이 많다. 코앞까지 다가서야 도망치는 비둘기들과는 다르게 근처에서 발소리만 내도 포르르 날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체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겠만 대부분 근처에 다가가기도 힘들 정도로 경계심이 심하다.

모래목욕을 자주 즐기는데, 모래가 있는 곳에서는 몸을 파묻고 모래를 몸 여기저기 끼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깃털 사이의 기생충을 제거하기 위한 행동이다.

겨울과 여름의 외모 차이가 상당하다. 겨울에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털을 부풀리기 때문이다.

다수가 몰려다니는 특성상 마치 아기 때 잠투정하는 것처럼 소리가 귀여우면서도 사람이 느끼기에 따라 시끄럽다고 느낄 수도 있다. 나무 같은 데에 수십마리가 앉아서 짹짹거리는데 잘 보이지도 않는 데다 쫓아내려고 큰 소리를 내거나 나무를 흔들어 대도 겁 많은 몇 마리가 푸득거리며 날아가지 한 5초 조용히 있다 다시 떠들기 시작한다. 시골의 나무에 옹기종기 앉아 있는 무리를 쫓아내다 보면 장관이다. 조금 크다 싶은 나무는 거의 7~80마리가 몰려 있는 경우도 있다.특히 이렇게 몰려있는 장관을 볼 수 있는 시간대는 오후 4~6시 사이 노을이 지며 해가 저물어가는 해질녘 시간대로, 예쁘게 수십마리가 모여 나무 위에 앉아 지저귀는 귀여운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참새를 마음껏 보고 싶다면 이때를 노리도록 하자. 특히나 겨울엔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올라가 있어서 다른 계절에 비해 참새가 비교적 잘 보이고 마치 나무에 참새가 주렁주렁 열린듯한 귀여운 장관을 볼 수 있다.

참고로 미국참새는 참새과가 아닌 신대륙참새과에 속하며 과 단위에서 다른 종이다.

도시 속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임에도 사람에게 길들여질 일은 없어 보이지만, 어릴 때부터 보살피면 사람을 잘 따르게 된다.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사람을 따르는 참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90년대 후반 신문에 작게 보도된 내용에 의하면, 다친 참새를 치료해준 어느 쌀집으로, 그 참새가 먹이를 먹으러 아침에 찾아온 일이 사진과 같이 나온 바 있다고 한다. 물론 먹이를 먹고자 오는 것이지만, 가게 문이 닫혀 있으면 바깥에서 짹짹거리며 사람을 부른다고 한다! 쌀집 주인은 이 참새를 보고 다른 참새들도 덩달아 와서 날쌀을 먹는 재미에 빠졌다고 하면서, 한 달에 거의 한 가마를 참새 먹이로 주면서도 그다지 싫어하지 않았다는데, 이게 입소문을 타면서, 아예 참새를 보러 사람들이 왔다가 쌀을 사가는 경우도 늘었다고 했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지낸다면 여타 새들처럼 반려동물로 지내는 게 가능하다. 수명이 짧다고 하나, 이것은 야생의 수명을 기준으로 한다. 야생의 소형 조류의 평균 수명은 길어야 3~4년 정도이고, 생후 1년 이전 생존률이 매우 낮은 편이다. 하지만 일본이나 다른 나라에서의 사육상태에서 키운 참새들의 수명은 십자매나 문조같은 다른 참새목 소형 조류들과 비슷한 6~16년 정도라고 한다. 유럽에서 조류학자들이 관찰한 야생 참새들 중 최장수 개체는 19년 9개월을 살았다고 한다. 이 정도면 개와 비슷한 편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참새를 새장에서만 사는 관상용이 아닌 방에서 풀고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반려조로 키우는 데다, 워낙 작고 방정맞다보니 제 수명대로 살지 못하고 사고사로 죽는 경우가 많다. 사실 앵무새를 비롯한 많은 반려조의 사인 대부분이 보호자의 부주의에 의한 사고사가 대부분이지만.

그러나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이 가능한 것과 별개로 대부분의 정미소나 도정공장에서는 아주 원수로 취급받기 때문에, 문에 그물을 걸어놓아 잡는 경우도 있다. 가을 추수철에 농촌의 정미소를 가보면, 왜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친다는 말이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집, 특히 마당에 있는 저택에 너무 냅두면 변을 싸서 영역표시를 하거나 시끄럽게 울기 때문에 성가실 때도 있다. 에어컨 실외기 아래에 앉아 있을 때도 매우 곤란하다. 에어컨 실외기를 치면 날아갔다 금방 다시 온다. 손전등으로 빛을 참새 쪽으로 조준해서 내쫓을 수 있다. LED 손전등이 효과가 더 좋다.

도시에 사는 참새의 생태는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환경오염이나 소음공해 등으로 참새에게 해악을 가장 끼치는 것이 바로 인간. 둥지를 만들고 안전하게 알을 품을 최적의 장소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거나 자연친화적이고 소음공해에서 벗어난 곳이어야 하는데, 인간이 사는 곳들 사이에서 그런 곳들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정도로 매우 어렵다. 하지만 시골이나 극소수의 인간들이 살고있는 지방 마을 같은 곳에서는 시골 사람들이 오히려 천적을 내쫒는다던가 다른 위험들로부터 보호해주기도 하는 등 참새에게 이로운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시골 사람들의 행동들로 인하여 나타나는 현상이 사람이 살지 않던 오지에 마을이 생기면 참새 무리가 번성하고, 인구 이탈로 마을이 유령마을이 되면 참새도 같이 사라지는 경우이다.

참새가 속한 참새목은 조강에서 가장 큰 목이다. 전체 조류의 절반 이상이 참새목에 속하며 하위 과도 100개가 넘는다. 덩치가 가장 큰 큰까마귀부터 십자매 같은 소형 종까지 매우 많은데, 한반도에서 보이는 조류 중에서는 물새(사다새목, 황새목, 기러기목 등), 아주 드문 편인 맹금류를 제외하면 많은 종류가 참새목이며 텃새도 많다. 제비, 까마귀, 까치 모두 서식지가 전국적이며 인가에 가까이 살고 개체수가 많은 익숙한 새들인데, 다 참새목이다. 그리고 닭목, 오리(기러기목) 같은 가금류 중에는 가축이 된 종류가 꽤 있는데, 참새목에는 애완용은 있어도 가축이라고 할 만한 종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