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전쟁의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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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전쟁의 참상


2022. 5. 10.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중 남동부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두고 진행 중인 전투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지역에 배치된 수천명 정도의 방어부대와 더불어 아조우 연대가 방어전에 나섰고, 러시아군은 최정예 부대 150소총사단이 전면에 나서고 그 외 지원병력을 거의 무제한으로 밀어넣어 최소 수만명을 투입하였다. 이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나군은 초반부터 대공세가 이뤄졌음에도 요새화된 시가지를 기반으로 사력을 다해 방어하고 있다.

4월 22일 현재 아조우스탈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이 러시아군에 점령되었다. 전쟁 개시 6주를 넘어서도 여전히 포위망 속에서 악착같이 버티는 마리우폴과 현지 우크라이나군 덕분에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은 안정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으며, 반면 러시아군은 포위되어 물자고 뭐고 다 끊긴 마리우폴을 함락시키지 못해서 쩔쩔매었고 병력만 더 밀어넣는 등 추태를 보여주었다. 어떻게 보면 이 전투는 이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전투라고 할 수 있다.



마리우폴은 도시 규모로는 수도인 키이우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 전투의 중요성은 상당히 크다. 마리우폴을 러시아군이 점령하는데 성공할 경우 남부 전선과 동부 전선이 연결되어, 크림반도 쪽에서 올라오는 남부의 러시아군과 돈바스에서 오는 동부의 러시아군 전력이 완전히 하나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돈바스-크림 회랑을 이음으로서 크림반도를 향한 보급이 육로로도 가능해졌고,크림반도를 활성 작전 구역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지역에서는 마리우폴 방어군이, 동부 지역에서는 돈바스 방어군이 러시아군의 파상공세를 지연전으로 막고 있는데 마리우폴이 함락되면 돈바스 방어군도 러시아군의 포위섬멸전략에 걸려들어 결국 붕괴될 수밖에 없다. 돈바스 방어군은 키이우 방어군과 더불어 우크라이나군의 주력이기 때문에 그 뒤에는 키이우와 하르키우가 남북으로 포위되어 러시아군의 강력한 공세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고, 최악의 경우 두 도시 뿐 아니라 드니프로 강 동부 전체가 러시아군의 손아귀에 넘어가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어떻게든 먹어야 해서 체첸 전쟁에서 했던 무자비한 무차별 폭격 전략을 자행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수비군 역시 이곳이 점령되면 드니프로 강 동부 전역이 사실상 러시아군의 공격에 노출되는지라 수천명의 병력밖에 없음에도 결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에 두 국가의 운명이 걸려있는 마리우폴은 제2의 레닌그라드나 세바스토폴, 가깝게는 그로즈니 시즌 2로 봐야 할 정도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처참한 생지옥이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럼에도 마리우폴의 우크라이나군은 결사적으로 항전하고 있고 그 항전이 러시아군 전력을 상당수 붙잡아두고 있기에 다른 전선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저항과 반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마리우폴은 완전히 고립되었다는 러시아측의 평가와 달리 헬리콥터를 이용해 제한적이나마 물자 보급과 부상자 후송이 진행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의 항전 의지도 굳건하다. 무엇보다 부차 학살을 비롯해 그동안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폭격, 각종 전쟁범죄가 너무 심각해서 항복해봤자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으니 싸울 수밖에 없기도 하다. 그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군의 최후 거점인 아조프스탈 제철소 공장은 단순히 공장지역이 아니라 냉전시기 핵전쟁 상황에서의 저항을 염두에 두고 건설된 군사거점이라고 한다.

또한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에 발목이 잡혀 있는 사이 우크라이나군이 헤르손 쪽으로 반격을 시작한 상황이고 라스푸티차, 보급, 사기, 기타등등 러시아군의 문제점들이 상당하여 단순히 전력이 하나가 된다고 유리해질 가능성은 낮다. 특히 키이우쪽은 러시아군의 보급이 심각하게 미비하다. 3월 24일 기준으로 사흘치의 보급품만 있다고 하며 우크라이나군은 이 기회에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남부 및 동부라고 해서 상황이 더 좋은 것도 아니다. 베르댠스크 항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쏜 전술 탄도 미사일로 인해 상륙함들이 대규모로 피해를 받은 탓에 보급 문제와 지원 문제가 더더욱 심각해졌다.

고로 마리우폴을 완전히 점령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남부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황이며 돈바스와 크림쪽이 합쳐진들 전선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특히나 보급 문제가 본격적으로 심각해지는 상황으로 인해 러시아군이 밀리는 탓에 동남부 전선이 합쳐진다고 러시아군의 상황이 개선되긴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