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이 만들어준 햄버거 먹는 동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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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만들어준 햄버거 먹는 동자승


2022. 5. 6.

 

육식 금지는 불교에 관한 대표적인 오류 중 하나다. 애초에 석가모니가 했던 말은 ‘탁발해서 얻어먹는 놈들이 고기를 탐하고 그러면 보기도 안 좋고, 특히 자기를 위해 죽여서 고기로 만들면 살생하지 말라는 계율을 간접적으로 범하니까 탁발로 뭘 주든 그냥 바라에 담아주는 대로 먹어라.’였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자신이 고의로 살생을 저질러서 얻은 고기가 아닌 자연사한 동물로부터 얻은 고기는 먹어도 좋다였다. 이러다가 불교가 중국으로 전해지고 남북조시대의 양무제에 이르러, 승려들은 절대 고기 먹지 말라는 계율이 만들어졌고 이 관습이 한국에서도 비판없이 전래되었다. 반면에 상좌부 불교 쪽의 동남아에서는 과거든 현재든 고기, 생선을 가리지 않고 먹으며, 현대 불교의 어지간한 거대 종파에서도 이제는 계율 위반도 아니고 승려들도 고기, 생선을 굳이 가리지 않고 먹는다. 다만 한국 최대 불교 종파인 조계종에서는 여태껏 육식을 금지하지 않았는데 2013년 조계종 승려들 도박 파문이 벌어지면서 자체 이미지를 쇄신하겠다고 계율로 승려들은 아프지 않으면 고기 먹지 말라고 규정을 만들어서 금지시켜버렸다.


자정 노력은 좋지만 약간 시대 흐름을 좀 거스르긴 한 케이스. 또한 고기 먹고 오신채 먹고 그러면 '힘이 좋아져서' 수행에 방해되기 때문에 잘 먹지 않기도 하다. 한국 최대 불교 종파인 조계종 승려들이라면 나이 어린 승려들이 성장을 위해, 또는 아플 때나 대접 받은 요리를 먹을 때 일부 들어있으면 굳이 빼내지 않고 그냥 먹는 정도인 듯. 승려도 이런데 당연히 불교 신자들은 고기건 생선이건 오신채건 잘만 먹는다. 다만 몇몇 신도가 개인적으로 채식을 하는 경우는 있다. 승려들 중에서도 소림사의 경우 무술시범승(무술 시범단)과 전투승(무술 수련단)은 고기와 오신채를 되려 일반인보다 더 많이 먹는다. 이유는 그래야 무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파계승으로 간주하진 않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임무 목적상의 육식 섭취일 뿐이지 살생을 즐기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종단에서 내부적으로 "타인의 시선을 조심하라" 고 주의하는 지침 정도는 내리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스님들이 육식을 하는 모습을 보면 놀라 까무러치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경기를 일으키는 목격자들도 간혹 있다. 그러니 눈 앞에서 스님이 고기 뜯는다고 땡중이나 파계승이라고 단정하지 말자. 종파마다 다르다.
 
현 달라이 라마의 경우도 평상시에는 채식을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먹을 때는 딱히 고기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만일 불교에서 육식을 완전히 거부를 한다면 태국 요리에서 육류요리가 발달했을리가 없으며 티베트 요리는 지역이 산악지대라는 특성 때문인지 오히려 채소의 비중이 적은편이라고 한다. 일본 또한 불교 때문에 육식 금지령이 내려져서 천년넘게 고기를 안먹다보니 일본인들이 고기를 먹을 줄 몰라서 메이지 유신때 들어온 고기 요리를 낯설어하여 고기 비중을 낯춘 돈까스, 카레, 고로케 등을 개발한걸로 알기도 하는데, 소닭돼지 같은 메이저 육류는 정말 금지했지만 멧돼지, 토끼, 곰, 오리 등 다른 고기류들은 실컷 먹어서 고기를 구경도 못한 민족은 절대 아니다.


요약하자면 육식 자체를 금지하는 것이 아닌 살생 금지로 인해 어느 정도 자제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으며 실제로도 자기 자신을 위해 도축된 것이 아닌 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한다. 본인이 평범한 일반인 불교 신자라면 동물이나 곤충을 직접 잡아 먹는 행위나, 활어회, 산낙지 등의 주문 즉시 손질해 내놓는 해산물, 사육장과 붙어 있어 바로 잡아 요리하는 닭요리집 같은 곳 정도만 금하면 된다는 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