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에서는 중독이라는 단어가 신체적 중독과 정신적 중독(탐닉)을 동시에 나타내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는 알코올 중독이라는 용어 또한 많이 쓰인다.
의학적으로 좁은 의미의 알코올 중독은 신체적 중독(급성 알코올 중독)을 가리키는 말로, 항문에 술을 주입하면 알코올이 점막 조직을 통해 혈관으로 즉시 흡수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사망한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알코올의 습관적 다량 복용으로 인해 뇌신경이 심하게 손상되어 오히려 알코올에 대한 탐닉 욕구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병증. 알코올 의존증 환자에게 알코올은 즉 마약이며, 알코올 의존증이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정도를 고려하면 사실상 약쟁이나 다를 바 없다. 의학계에서는 새로이 '알코올 사용장애'라는 용어를 도입하는 중이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사실이지만, '알코올'은 엄연히 세계보건기구에서 '마약'으로 분류한 중독물질이다. 담배와 마찬가지로 합법 약물일 뿐이며, 금연·금주를 위해 비유하는 것이 아니고 정말로 과학적 의미로도 마약이다. 알코올의 의존성과 독성은 꽤 높은 위험군에 속하며, 일부 국가에선 처방약, 다이어트약에 쓰이는 암페타민과 비교하면 독성은 비교적 떨어지지만 의존성은 더 높다. 쉽게 말해 어지간한 소프트 마약보다 폐해는 덜하지만 끊기는 더 어렵다는 뜻.
생리적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 뇌에는 휴식기의 신체 이완을 담당하는 'GABAa 수용체'라는 부분이 있는데,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GABAa 수용체에 작용하여 강한 이완과 진정의 효과를 낸다. 즉 술은 신경정신과적으로 뇌 신경의 스트레스성 긴장과 불안을 억지로 억누르면서 잠을 잘 오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술을 자꾸 신경 안정 목적으로 복용하면 우리의 신체는 신경안정물질이 과도하다는 판단을 하고 만들라는 GABA는 안 만들고 외려 GABAa 수용체의 감수성을 둔화시켜버리기 때문에 술을 먹지 않으면 밤잠조차 자지 못할 뿐더러 정신적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점점 더 많은 술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런데 술의 알코올은 결국 독성 물질이므로 이렇게 상습적으로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과도한 알코올이 뇌신경을 조금씩 파괴해버려 일시적인 기억상실, 폭력 성향 등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소위 말하는 '술버릇'으로 의존증의 초기 증상이다. 여기서 술을 더 마시게 된다면 뇌신경이 진짜로 심하게 파괴되어 술을 먹지 않았을 때 오히려 환각, 치매, 피해망상증이 한꺼번에 일어나며 술이 없으면 아예 그나마 남은 제정신도 유지하지 못하게 되는 막장 사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풍토상 인간 관계 형성과 사회 활동에 있어 음주가 기본으로 여겨지고, 담배와 같이 지속적으로 해로움을 알리는 광고를 하는 것도 아니다. 알코올 의존증이 심해짐에 따라 공격적인 성향, 충동적인 행동 등이 나타나는데,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마약보다 의존자 수가 훨씬 많다.
개인적인 요인으로 정신질환, 신체적 통증, 대인 관계에서의 스트레스 등을 잊기 위해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일시적으로 자신이 처한 괴로움을 잊는 데 도움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심신을 갉아먹는 행위이다. 실제로 우울증, 조울증, 강박증, 반사회성 성격장애, 정신분열증, 분노 조절 장애, PTSD 같은 정신 질환 환자들이 알코올 의존자인 경우가 흔하며, 알코올로 인해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이미 있는 병이 알코올로 인해 가속될 수도 있다.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술을 마실 당시에는 불안 증세나 공포감 등이 나아지지만, 술이 깬 이후부터는 숙취와 함께 심한 자괴감과 앞서 느꼈던 감정들이 되살아나고, 이것이 고통스러워 다시 술을 찾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병이 진행되면서 점점 더 고통스러워지는 것은 덤.
또한 심리적이나 신경적인 병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병에서 알코올을 자주 섭취할 경우 병의 진행이 가속되므로, 신체적 고통을 누르기 위해 알코올을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고통을 예약해두는 행동이다.
알코올 의존증 발생 이유에는 개인적 원인도 있지만, 특히 동양에서 환경적 요인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을 즐기는 집안이라거나, 술을 권하는 대학이나 회사에 들어간 경우같이 외부 환경에 의해서 알코올을 접하고 의존이 되는 경우가 있다. 혹은 접대를 많이 하는 직업을 갖고 있거나, 화류계 같이 직무상 어쩔 수 없이 술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 싫어도 알코올 의존증에 걸리게 된다.
알코올 중독을 부르는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연구도 있다. 국대 모 대학병원의 연구에 의하면, 환경적 요인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알코올 중독자의 87%가 유전적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한다. 다시 말해 부모가 알코올 의존증이 심하다면 자녀가 이를 물려받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유전적 요인이 크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자 부모 밑에서 태어난 쌍둥이들은 양부모 모두 술을 즐기지 않는 가정에 입양돼도 알코올 중독에 걸릴 가능성에 확연히 높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의존 증상 타입엔 술을 매일 마시거나, 시간 간격을 정하고 한 번에 폭주, 폭음을 하는 타입이 있다. 보통은 폭음을 하는 쪽이 더 많은데, 폭음하는 사람들은 '매일 마시는 게 아니니까 나는 의존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학계에서는 폭음하는 쪽이 훨씬 심한 알코올 의존인이라고 진단한다. 술을 한꺼번에 많이 먹는다는 것은 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닌, 술에 취한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이기 때문. 자제력이 웬만큼 강하지 않고서는 폭음을 하는 주기가 더 짧아질 수도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더 위험하다.
다만 술을 매일 마시는 타입은 음주 자체가 습관화되어 있어 폭음 타입보다 더 끊기 어렵다 볼 수 있다. 폭음 타입의 사람들은 장기간의 텀을 두고 주기적으로 오는 음주의 유혹을 한 번씩 이겨내면 되지만, 매일 음주하던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설령 그 양이 적다 하더라도 매일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식사 반주' 같은 습관이 들었다면 술을 안 마시는 것이 정말 힘들어진다. 파블로프의 개마냥 식사할 때마다 술이 생각나기 때문. 이런 경향은 담배에서도 나타난다.
알코올 의존증의 특징은, 알코올 의존자들이 알코올 의존이라고 지적 당하면 순순히 인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인정하는 척하는 거지 실제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용어로는 '표면적 인지(superficial recognition)'라고도 한다. 이유는 간단한데 알코올 의존은 도박, 마약 중독과 같이 인정했을 때 당하는 불이익이 거의 없고, 무엇보다 그냥 자신에게 계속 의존자 소리를 듣는 게 귀찮은지라 인정하는 척한다. 그래서 심하지 않은 수준의 알코올 의존자들은 "하하 그래 나 중독이야" 라고 쉽게 인정하지만, 정작 자기가 치료가 필요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이 의존자인 걸 인지하고도 숨기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엔 설문지를 체크하면 정상으로 나오는지라[9] 더 까다롭다. 그나마 믿을 만한 항목은 음주 당시 기억의 끊김이 어느 정도 발생했냐는 항목(블랙아웃, 속칭 '필름이 끊김')과, 술을 끊고 나서 떨림이 지속되었냐는 항목이다. 단, '블랙아웃' 현상은 술을 1~2달에 한 번 혹은 몇 개월에 한 번 마시는 사람들과 1~2년에 한 번 술 마시는 사람들한테도 나타나는 증상이라, 이걸로 의존 증상이라고 판단할 수가 있냐는 논란이 있다. 반대로 습관적으로 진탕 마셔대는 알코올 의존증이지만 필름은 안 끊기는 사람도 존재한다.
중증의 알코올 의존자들은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보통 사람들은 술을 마실 때 식사나 기름진 안주와 함께 먹기 때문에 잦은 음주를 하면 소위 술배라 불리는 살이 찐다. 그러나 일상 생활에 지장이 올 정도로 심한 알코올 의존증의 단계에 들어선 사람들은 밥 먹는 것도 싫어하며 오로지 술만 마신다. 심지어 제대로 된 안주도 들지 않는다. 밥을 먹으면 배가 불러서 술을 더 못 마시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알코올 때문에 소화기관의 점막이 너무 손상되어서 밥을 먹어봐야 감당이 되지 않아 토해버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일 선호하는 안주는 다름 아닌 냉수. 술 기운이 올라올 때 찬물을 마시면 시원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다나. 이런 일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각종 영양소가 모조리 결핍된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리게 되고, 따라서 중증 알코올 의존자들은 외형적으로 비쩍 마른 경우가 많다. 중증의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은 구토의 가능성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구토를 더 고통스럽게 만드는 식사를 잘 하지 않고, 술로 만복감을 느낀다. 또한 공복 상태에서 음주를 하면 취기가 더 확실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복 상태에서 먹게 된다.
혼자서 매일 음주하는 경우 역시 알코올 의존증의 위험군이다. 특히 전업주부, 일명 키친 드링커들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심심함에 술을 접하고 남몰래 접하는 빈도가 늘며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의존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별다른 간섭도 없었을 확률이 높다. 다만 현대 들어선 같은 알코올 의존인들끼리 어울려서 매일 같이 음주하는 경우를 더 알코올 의존증으로 취급한다. 이유는 본인이 술 문제로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이 나빠졌다는 걸 인지하고 끊으려고 하면 주변에서 똑같이 술을 먹던 사람들이 계속 음주를 권하거나, 그렇지 않아도 그들의 음주 모습을 보며 흔들려 결국 재음주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알코올에 의존하기 전에 음주가 잦은 사람들도 알콜 의존증에 빠지지 않게 주의할 점들은 다음과 같다. 매일 마시지 않기, 신체적인 질병이 있을 때는 감기 같은 가벼운 질병이 있어도 마시지 않는다. 또한 술을 마실 때는 대화를 많이 나누어야 하며, 안주를 적당히 먹는 게 좋다.
그리고 음주에 대한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리 음주 문화가 발달한 환경과 사회에 있어도 음주로 인한 환경에 휩쓸리지 않고, 주변 사람이 음주를 권해도 자신만의 줏대를 지키는 것이다. 특히 문제 음주를 따라 하지 않는다. 술은 먹어도 행패 안 부리고 사는 선량한 사람들도 많으며, 술을 안 먹는 사람들 또한 많기 때문이다. 그들을 생각해야 한다. 또 그들과 어울리는 노력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