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포 특권은 특수한 직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수사기관에 의해서도 체포를 당하지 않는 특권을 일컫는 말이다. 체포 뿐만 아니라 구속도 되지 않는다. (내란죄와 외환죄는 제외)
체포를 일시적으로 당하지 않는 것이며, 처벌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처벌이 면해지는 면책 특권과는 다르다.
정치적 범죄가 아닌 살인 등 일반 강력범죄의 현행범이 아닌 경우에도 불체포 특권이 적용되긴 하지만, 그 정도면 이미 진작에 체포동의안이 통과되거나 탄핵당하여 불체포 특권이 풀리기 때문에 그 때는 불체포 특권을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 탄핵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백수가 되는 것이며 그 후 일반인과 같은 절차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형사재판을 한다.
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에는 국회가 동의하지 않는 한 체포되지 않으며, 회기 이전에 체포된 국회의원은 회기가 열렸을 때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석방되는 특권이다. 회기는 개회 시부터 폐회 시까지로, 휴회를 포함한다.
역사가 꽤 오래된 제도다. 17세기 영국의 제임스 1세가 의원을 체포, 구금하여 의회를 무산시키려 했고, 이 사건 이후 의회는 '의회특권법'을 제정하여 의원을 임의로 체포, 구금할 수 없도록 했다.
범죄를 저지른 국회의원을 비호하기 위해 방탄국회 등을 여는 법적 근거로 작용해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방탄국회'라는 용어는 1998년 7월, 15대 대선 당시 불법 대선자금 모금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한나라당 이신행 전 의원을 보호하고자 4차례나 임시국회를 열면서 처음 생겨난 용어이다. 1999년에는 이른바 '세풍' 사건과 관련해 서상목도 국세청을 동원한 불법 대선자금 모금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한나라당은 7개월에 걸쳐 5차례나 임시국회를 열며 서상목을 보호했으며, 방탄국회라는 신조어가 널리 알려진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불체포 특권은 민주주의에 필요한 것이다. 행정부에서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경찰권한을 동원해 국회의원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은 입법부를 보호하기 위한 헌법적인 장치로서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필요한 장치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비난만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악용하는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소멸 할려면 제명이 필요하다. 제명이 되면 국회의원의 특권을 비난하는 일은 없을것이다.
불체포특권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으면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을 하는 홍콩을 보면 된다. 홍콩 국회의원들은 홍콩 기본법에 불체포특권과 면책 특권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가안전부 및 중국 공안부가 홍콩 민주파 야당 국회의원들을 중국 본토로 대놓고 끌고가서 스테이플러로 고문을 한다. 해당 의원은 민주당 소속 하워드 람 홍콩 국회의원으로, 홍콩 구룡반도 몽콕에서 류사오보의 부인과 접촉하려다가 중국 요원들한테 잡혀서 3개월 동안 행방불명되었다. 납치당한 기간 동안 하워드 람은 중국 공산당한테 대대적인 고문을 받았고, 평생 하반신 불구로 살아가게 됐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회기 중이면서 현행범이 아닐 때에만 발동된다. 회기 이전에 살인을 저질렀고 체포 영장이 발부되었으나 회기 중이라면 불체포 특권이 발동되어 체포가 불가능하지만, 회기 도중 살인을 저질렀다면 특권이 발동되지 않기에(현행범이기에) 체포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국회의원을 현행범으로 몰아 체포할 수도, 국회가 폐회된 틈을 타 체포할 수도 있다는 맹점이 있다. 물론 의장의 지시를 기다려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언제 하느냐에 대해선 행정부의 재량인데다 당사자들이 알 턱이 없기 때문에 있으나마나이다.
국회에서 의결을 통해서 체포 동의안이 가결되면 회기 중이라도 체포가 가능 하지만, 체포 동의안이 가결된 사례는 몇 년에 한 번 있을까말까하여, 한국의 헌정 역사를 통틀어 단 16번에 불과할 정도로 적다.
국회에서 현행범인 체포는 국회법 150조에 따른다.
"국회법 제150조(현행범인의 체포) 국회안에 현행범인이 있을 때에는 경위 또는 국가경찰공무원은 이를 체포한 후 의장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 다만, 의원은 회의장 안에 있어서는 의장의 명령 없이 이를 체포할 수 없다."
회기 중이 아닐 때는 구속될 수도 있지만 이후 국회가 열리고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해당 회기가 끝날 때까지 풀어주어야 한다. 실제 사례로는 서청원의 경우가 있다.
체포동의요청의 절차
국회의원을 체포 또는 구금하기 위하여 국회의 동의를 얻으려고 할 때에는 관할법원의 판사는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정부에 제출하여야 하며, 정부는 이를 수리한 후 지체없이 그 사본을 첨부하여 국회에 체포동의를 요청하여야 한다.
체포동의요구서의 수신자는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실이나 법무부로 직접 보내는 것이 아닌 영장을 청구한 검찰청으로 보내며, 영장청구서 사본을 첨부한다. 법원에서는 체포동의안의 의결이 예상되는 날짜별로 구분된 복수의 기일을 정하게 된다.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한다. 다만, 체포동의안이 72시간 이내에 표결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이후에 최초로 개의하는 본회의에 상정하여 표결한다. 제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인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이 된다.
실무적으로는 단순히 체포하려고가 아니라 구속을 위해 체포동의안을 논하게 된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서 체포하는 셈.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어도 구속영장이 기각될 수 있는 것이다.
폐지주장
앞서 살펴본 대로 이 제도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민주화되고도 수십 년이 지난 뒤에는 이 제도 자체가 특혜라는 비판이 생겨났다. 특히 비리 사건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가 부결시키는 이른바 '방탄 국회' 논란이 여러 차례 일어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불체포 특권의 폐지를 주장하는 대표적인 정치인은 이재명이 있었다. 그러나 본인의 체포동의안이 상정되었지만 부결되어 결과적으로 불체포 특권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각급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불체포 특권
각급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은 선거인명부작성기준일 또는 국민투표안공고일로부터 개표종료시까지 내란·외환·국교·폭발물·방화·마약·통화·유가증권·우표·인장·살인·폭행·체포·감금·절도·강도 및 국가보안법위반의 범죄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행범인이 아니면 체포 또는 구속되지 아니한다.
교원의 불체포 특권
교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원 안에서 경찰에 체포당하지 않는 특권을 갖는다.
다만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의 불체포 특권과는 다르게, 학원 안에서만 적용되기 때문에 교원을 체포해야 할 일이 생기면 경찰이 학교 앞에서 기다리다가 교사가 퇴근할 때 교문을 나서는 순간 체포해 갈 수 있다. 교사가 현행범인이거나, 학교장의 동의가 있으면 기다릴 필요도 없이 학교 내에서 바로 체포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법률에서 말하는 '학원'의 범위가 포괄적인 의미에서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 전체를 추상적으로 이르는 말인 점을 이용해서,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대를 체포하려 난입하는 경찰들을 상대로 시위에 동석한 교수가 시위장에서 수업을 시전해서 체포를 막는 일도 있었다.
국회의원과 달리 체포동의요구서를 보내거나 하는 절차 없이 체포영장 자체는 일단 그냥 발부한다.
외교관의 불체포 특권
외교관 및 규정으로 정해진 외교관의 가족들도 불체포특권이 적용이 된다. 교통법규를 위반하고(ex.음주운전) 이 특권을 들먹이며 제일 많이 써먹는 집단일 듯. 설령 살인을 저질렀어도 외교관 신분증명이 되면, 주재국이 체포, 구금을 할 수 없다. 현행범인 경우, 일시적으로 구금은 할 수 있지만, 곧 풀어줘야 한다. 단, 이 외교관에 대한 불체포 특권은 국회의원과 달리 외교관 '개인'의 권리가 아니라 '파견국'의 권리이기 때문에, 외교관 스스로 이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수 없고 파견국이 포기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외교관이 남의 나라에서 강짜를 놓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전근대 시절 사신이 상대국 사법권자에 의해 자의적으로 처형당하거나 구금, 고문 등, 온갖 험한 일에 당하는 경우가 많았음을 생각해 보면 이것도 외교관에게 꼭 필요한 권리임을 알 수 있다.
추방하기에는 가벼운 법규위반일 경우가 골치아프다.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외교관들의 경범죄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듯. 예를 들어 전 세계의 외교관이 다 모이는 워싱턴이나 뉴욕 같은 도시는 다른 나라 외교관의 주차위반 문제로 골머리를 썩인다. 외교관이 길거리에 차 세워 놓고 돌아다녀도 일개 경찰로서는 아무리 주차위반 딱지를 떼어도 외교관의 특권으로 다 씹어버리기 때문. 참 골때리는게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 출신 외교관들만 그러는게 아니라 프랑스 같은 명백한 선진국 출신 외교관들도 똑같은 짓거리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소소한 경범죄 같은 사유로 인하여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찍어 추방하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과태료 같은 처분을 내려도 씹으면 그만이기에 제재할 방법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경우 그 나라에 주는 지원금에서 과태료 액수만큼 공제 후 상계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받아내고 있다.
외국 여행을 갔을 때 모국의 대사관으로 피하면 안전하다는 이야기는 불체포 특권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대사관은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상 공관장의 동의가 없을 경우 외국의 현지 관헌이 함부로 진입할 수 없는 지역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