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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의 군생활 '군종병' 자격 요건

 

육군, 공군의 군종행정(471,101 277/278/279) 또는 개신교/천주교/불교/원불교 군종병(471,101/102/103/104) 보직을 받은 군종병의 경우 거의 대부분 지원하여 시험을 봐서 합격해서 오는 경우이다.

군종행정 특기는 2005년에 처음으로 생겼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군종병 중 1명을 행정병까지 시키다 보니 업무가 중복돼서 군종병과에도 행정만을 보는 인원이 필요했기 때문. 그런고로 인사, 정보 등의 다른 행정병과와는 달리 계원이 단 1명이다.

이후 종교별로 주특기번호가 세분화되면서 명칭도 살짝 바뀌었다. 참고로 주특기 번호가 병사 중 제일 높다.

군종행정 지원병은 일단 병무청에서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 선발한 후에 대한민국 육군본부에 모여서 군종장교 앞에서 단체 면접을 보고 합격자를 선발한다. 일단 2021년 현재 각 종파별로 지원 자격은 다음과 같다.



- 개신교 : 관련 종교 전공학부(기독교학과, 신학과) 2년 재학 이상 또는 세례(유아세례) 받은 지 10년 이상자

- 천주교 : 신학생 또는 영세 받은 지 5년 이상자로 본당 신부 추천서 제출자

- 불교 : 불교 관련학과 1년 이상 수료자, 현직 승려, 수계한 지 5년 이상자, 신앙생활 5년 이상자


군종활동과 지상작전시 군종참모부의 안전을 위해 훈련된 전투원 이라고 정의되어 있기에 엄밀히 말하면 행정병이 아니지만 실무에서는 종교의 사역자+행정병의 업무를 맡기 때문에 워드프로세서 자격증 2급 이상, 컴퓨터활용능력 2급 이상, MOS 취득자는 우대해준다. 그리고 면접까지 가게 되면 실무에서 예배/미사 진행을 위한 찬송 및 악기 연주가 필수적인 만큼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우대받는다. 천주교 군종병 면접에서 "자네 악기 다룰 줄 아나?" 해서 지원자가 피아노를 꽤 친다고 한 후, 다음 질문인 4대 교리(천주존재, 강생구속, 삼위일체, 상선벌악)를 제대로 대답 못 하니 오히려 설명을 해 줬다고 한다.

현재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이렇게 4개 종파에서 군종병을 뽑고 있다. TO는 매우 적은 편. 그런데 의외로 지원자가 많이 몰려서 칼복학이 가능한 시기의 군종병은 1차 서류 경쟁률만 3대 1 정도는 가볍게 찍는다. 특히 개신교 군종병의 경우에는 인원도 많은데 경쟁률도 높아서, 면접 2배수만 모아놔도 버스 1대를 가득 채울 정도이다. 지원 자격이 꽤 빡빡해 보이지만 메이저 종교답게 실제로 저런 조건을 만족하는 지원자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신학과/개신교, 기독교학과, 기독교교육과, 교회음악과, 선교학과 등 개신교 관련 학과가 꽤 다양하다. 거기에 유아 세례를 받은지 10년 이상 된 독실한 신자까지 지원자격이 주어지기에 경쟁률이 엄청나다.

천주교 또한 소년 시절에 성당에서 복사활동을 한 이들이 매우 많다. 다만, 한국 천주교 특성상 신학생이 군종병이 되는 일이 희귀한 편이다.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한국 천주교에서는 신학생이라는 이유로 병역에 있어 특혜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보기 때문에 신학생들에게 일반병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할 것을 명령하기 때문. 거의 대부분의 신학생이 최소 18개월의 일반 전투병으로 병역이행 후 다시 신학교 생활을 하게 된다. 모종의 이유로, 신학생 출신 병의 선배격인 군종신부가 신학생을 군종병으로 선발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또한 군종장교 과정은 현직 사제 중에서 군종교구 파견자를 선발하는 군종요원 과정만 존재한다. 미필 신학생을 선발하는 군종사관후보생 과정은 천주교에는 없다. 그러나 군종신부가 신학생을 군종병으로 선발하는 경우는 전례에 대해 위임할 수 있어 선호하는 경우도 있고 신학생이 군종을 맡는 경우는 중대 군종이나 대대 군종 등 주말군종인 경우가 많다.

불교는 지원요건이 그리 빡빡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지원자가 적어서 경쟁률이 널널한 편이다. 일단 불교 관련 학과가 매우 드물고, 관련 학과 학생들이 모두 군종병으로 오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계를 받은 지 5년이 넘은 '독실한' 20대 불교신자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 때문에 경쟁률은 1대1 내지 1.5대1, 이례적으로 몰리는 시즌이 아닌 이상 높아봐야 2대1 정도이고, 심지어 미달이 나거나 지원자가 없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공군 불교 군종병이 긴 복무기간이라는 디메리트 때문인지 이런 경향이 심한 듯. 육군은 그나마 지원율이 어느정도 나오긴 한다.

야전에서는 군종장교가 "신교대 등에서 군종병을 뽑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건의를 하고 있는데, 병무청에서 난색을 표하는 모양이다. 그랬다가는 어떤 병역비리가 터질 지 모르는 것이기도 하고.

아주 가끔 전임자가 전역하고 후임이 오지 않는 긴급한 상황이 오면 군종장교가 직접 사단 신교대로 달려가서 군종병을 뽑아올 수 있다. 자대 안에 종교 시설을 운영하는 연대급 부대에 가면 이렇게 온 군종병이 좀 있다.

실제 사례로 어떤 훈련병은 이발중 동기 훈련병이 실수로 머리를 스님처럼 밀어버렸는데, 얼마 후 새 군종병을 뽑으러 온 군종 법사에 의해 그 자리에서 불교 군종병으로 발탁됐다.

2번째 사례는 군종 신부가 군종병을 뽑으러 와서 "군에 입대하고 처음 성당에 나가 본 인원이 아닌, 사회에서 성당 다녀 봤던 인원은 거수 하라"고 하니, 그 모여 있던 인원 중에 딱 1명이 손들었고, 그대로 뽑혔다고 한다. 거기에다 그 손 든 훈련병은 몇 년간 성당 안 나갔던 냉담자였다고.

3번째 사례는 더 스펙터클하다. 신병 전입 와서 주임원사님이 학교를 물어보니 가톨릭대라고 하니까 "으응?? 그아아톨릭?? 그럼 신부님 되겄네 히야..." 하고 바로 천주교 군종병으로 보내버렸다는 것. 물론 해당 병사는 신학과가 아니었다. 더 흠좀무한 것은 선임 군종병들의 학교와 학과가 대구가톨릭대 역사교육과, 인천가톨릭대 디자인과 그냥 학교 이름에 가톨릭 들어가면 바로 보내버리신 것. 다른 종교로 비유하면 연세대 다니면 개신교 군종병에, 동국대 다니면 불교 군종병에, 원광대 다니면 원불교 군종병에 보내버린 거다. 참고로 가톨릭대 출신 군종병의 원래 특기는 무려 군사경찰이었다. 물론 만약 가톨릭을 믿고있었고 담당 군종신부가 대인배였다면 큰 행운이었겠지만...

사실, 상급부대가 아니고서는 지원제 군종병을 찾아보기는 참으로 힘들다. 그래서 위와 같이 신병을 뽑는 경우도 있고, 혹은 예하 군종병 등의 구병를 뽑는 경우도 있다. 신병은 오랫동안 쓸 수 있으며 보직 과정이 일련의 행정절차만 하면 되는 편의성이 있는 반면, 신병이기에 복무생활에 대한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구병은 예하 군종병으로서 해당 종교시설과 종파에 대한 숙련도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고, 군종장교가 (군종활동 시에) 충분히 파악가능한(또는 써본) 사람이기에 검증되었다는 장점이 있으나, 내정한 구병의 해당 부대장의 동의와 부대 재분류 등 절차가 까다롭기도 하다. 또 구병이기에 남은 복무개월 수, 전역시기와 해당 종파의 굵직한 종교행사 시기 등을 따져 보는 것도 선정기준이 된다.

구병에서 뽑든 신병에서 뽑든 이들은 지원제 군종병과는 달리 전문성과 신(앙)심이 대체로 떨어진다. 애초에 처음부터 군종 병과로 주특기를 정할 생각도 없었지만 당첨된 경우라서 당연하다. 그렇기에 업무측면이든 병영생활 측면이건 관리가 특별히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방의 경우, 군부대와 많이 떨어진 종교시설이 많다. 이런 경우, 군부대가 아닌 종교시설에서 숙식을 하는 경우도 있어 애로사항이 많다. 편제가 1명밖에 없으니 병사라고는 혼자 있으며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탈선의 유혹에 대한 엄격한 교육과 따뜻한 관심과 배려도 동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후방의 사단급 군종부에는 행정만 하는 군종행정병을 찾기가 힘들다. 사령부 급 군종부에나 확실히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기에 각 종파 군종병이 군종행정을 겸하여 하기도 한다.

이 외 종교행사 때 보이는 군종병들은 각 교회, 성당, 법당 재량으로 선발하여 종교행사가 있을 때에만 나오며 예하대 군종병이라고 한다. 이들은 비편제이며 대대급, 중대급에 있다. 반면 군종특기가 있는 경우를 편제 군종병이라고 구분하며, 연대급 이상에 편제된다. 즉, 군종특기가 아니고, 본래의 다른 주특기를 가진 병사들로, 이들은 평소에는 부대에서 일과를 보며 주말에 종교시설에 나와서 각종 봉사를 한다. 어쩔수 없는 것이, 이런 부대는 종교시설이 매우 열악한 곳이 태반이라, 군종장교가 주말에만 순회식으로 방문하기에 주말에 나와서 청소도하고, 비품정리도 해야하는 병사가 필요하기 때문. 종교 관련 학과 학생이 군종행정 이외의 보직을 받았을 경우에는 대부분 이 케이스로 군종 마크를 달게 된다.

해군의 경우는 전문특기병으로 군종병을 모집하고 있다. 또한 2023년 6월 입대자 부터 신병교육시간은 기존 6주에서 5주로 변경 되었고 해군병 지원시 의무적으로 함선생활을 하는 것도 6개월에서 4개월로 변경되었다. 예시로 전문특기병은 병무청 사이트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불교 기준으로 사찰주지 추천서,종교활동 증명서,수계확인서(선택) 등이 요구 된다. 1차 서류심사에서 합격후에는 2차면접을 보는데 군종병은 대면면접으로 진행된다. 해군 군종병은 모집시 거의 TO가 있으며 지원자도 적어서 면접을 부담없이 볼수 있다.

공군은 군종병을 따로 모집하긴 하지만, 종파 관계없이 모두 인사교육(총무) 특기로 선발한다. 이렇게 처음부터 군종병을 지원하여 정식 선발된 케이스를 속칭 정TO라고 부른다. 대부분 비행단급 이상부터 종교시설과 군종장교가 배속되고, 같은 기지 내의 예하 부대들은 모두 해당 종교시설을 함께 이용하는 공군 특성상 육군과 같은 예하 군종병 개념은 없다. 대신 상황에 따라 장기파견 형태로 다른 특기 병사들 중에서 비편제 군종병을 선발하는 경우는 있다. 정TO 군종병 배속 순서가 꼬여서 기존 군종병이 전역 내지 말년휴가를 앞두고 있는데도 후임이 오질 않는다거나, 종교시설의 규모와 신자 수가 병사 한 명으로는 도저히 관리가 힘든 경우 등 사유는 다양하다. 이렇게 비편제 군종병이 필요한 경우 군종장교가 전입신병 중에서 해당 종교 신자를 찾아 선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전입신병 때부터 선발되었다면 말이 파견이지 중간에 사고를 거하게 치지 않는 한 사실상 전역할 때까지 군종병으로 복무한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