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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슬람은 공존할 수 있을까?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

왼쪽 아래 주택가 안에 골조가 올라간 공사 중인 건물이 대구 대현동 모스크다. 


2021년 대구광역시 북구 대현동에 무슬림들이 모스크를 지으려 하자 주민들과 기독교계가 반발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원래 2014년부터 대현동 경북대 바로 옆 단독주택에 경북대에 다니는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출신 무슬림 유학생들을 위한 소규모 예배당이 있었다. 그러나 해당 예배당의 시설이 낙후되고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 150여명에 이르러서 수용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졸업하고 귀국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또 신입생들이 그 자리를 채워서 숫자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고.

이 때문에 유학생들은 해당 집과 그 옆집을 사들인 뒤 허물고는 그 자리에 건물을 신축하여 모스크를 짓기 시작했다. 해당 장소를 고른 이유는 건물이 저렴한 데다가 학생에게 허락된 시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기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해당 장소가 기도를 하고 다시 연구실로 돌아가기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충돌이 발생했다.





일부 주민들은 지역 주민 모스크가 건설되고 무슬림 이주민들이 모이면 집값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비대위 회원들은 10~15명으로 기도소를 ‘ㅁ’자로 둘러싼 다른 건물들의 주인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해당 지역은 단독 주택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만약에 재개발 계획이 들어선다고 해도 종교 시설의 반대가 문제가 되면 재개발 계획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단독주택보다 경제적 가치가 높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지을려 해도 종교시설이 반대하면 재개발이 어려워진다. 다만 문서 상단의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사원 건설 부지에서 매우 가까이에 교회가 있다.

한 주민은 "고국을 떠나 고생하는 유학생들이 종교활동을 하는 것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현장 실사나 공청회도 없이 일반 가정집 옆에 종교 시설을 건축하게 만든 북구청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의 생존권, 재산권, 행복추구권이 침해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대 측에서는 또한 사원 건립으로 무슬림 주민이 늘면 지역 상권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울중앙성원 때문에 이태원 주변 상권이 몰락했다는 사례를 들지만 서울중앙성원 근처는 본래 미군들을 대상으로 한 기지촌 유흥가였다는 반박이 있다.

테러 위협 관련한 내용도 신빙성이 떨어지는데 보통 극단주의 테러는 뉴스에 자극적으로 보도될 수 있도록 중요한 랜드마크에서 사상자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벌어진다. 9.11 테러나 2015년 11월 파리 테러, 2017년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등등. 이를 거꾸로 생각해보면 대현동에 모스크가 건설되면 대현동에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 역시 현실성이 낮다.

“유학생들이 건물을 사들여서 사원을 짓겠다는 것은 여기에 정착하겠다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주민들은 다 떠나게 될 것이다.”라는 주장에 대해 무슬림 측은 교인 150여 명의 절대 다수는 유학생이며 반영구적 이주 목적이 절대 아니라 대부분 학업을 마치면 고국으로 귀국한다고, 당장 필지를 매입한 건축주들 중에서도 2명이 이미 귀국한 상태라고 반론했다. 가족과 함께 사는 것도 잠깐 한국에 사는 동안만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물론 꾸준히 유학생들이 들어온다면 일정 규모의 무슬림 집단이 유지되는것은 불가피한 일이기는 하다.





2022년 9월 16일, 대법원 특별1부는 대구광역시 북구 대현동 주민들이 제기한 상고를 본안 심리 없이 기각함에 따라 대구광역시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신축을 둘러싼 법정 공방은 건축주 측이 최종 승소했다.

9월 30일 건축주 측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모래 5톤과 자갈 2.5톤을 포대에 담아 어깨에 들쳐 메는 방식으로 자재를 옮겼고, 진입을 가로막던 주민들도 경찰이 투입되고 나서야 현수막만 드는 등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 과정에서 모래 위에 누워 이슬람사원 건립에 항의하던 70·80대 주민 2명이 업무방해 혐의에 따라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건축주 측은 주민들의 저항에 공사일정을 쉽사리 정하지 못하다가 10월 중순쯤 가로 19㎝, 세로 9㎝, 높이 5.7㎝, 무게 2㎏ 상당의 시멘트벽돌 3만 5천 장을 닷새에 걸쳐 공사현장으로 반입했다. 10월 하순이 되자 벽돌로 외벽을 조성하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 옥상과 창문 시공 등을 위한 철근과 유리도 추가로 반입해야 한다. 빨라도 23년 2월에나 준공될 전망이다.

이렇게 법으로는 사원 측이 옳아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고 공사가 재개되게 되자, 주민들은 "법에는 법"이라며 본인들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의 괴롭힘으로 어그로를 끄는 것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웃집에서는 무슬림의 기도 시간에 맞춰 '옹헤야' 등 요란스러운 노래를 틀고, 이슬람이 돼지고기를 금기시하고 있는 걸 이용해 사원 앞에서 바베큐 파티를 연다거나, "이슬람사원 옆에 정육점을 열어 돼지고기를 진열하겠다"고 말하는 주민도 등장했다. 심지어 사원을 둘러싼 집 중 하나에서는 사원에서 뻔히 보이는 자기 집 문앞에 돼지머리를 갖다놓았다. 무슬림 건축주는 격하게 반발하고 있으나 주택 문 앞에 내놓은 돼지머리를 치울 수도, 가릴 수도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돼지머리가 부패해가며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고 콧구멍과 입속에는 파리가 들끓는데도 치우지 않아 무슬림에게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슬람사원 건축주들은 돼지머리를 발견하고 주민들에게 '종교 때문에 돼지고기를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 치워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곳 무슬림 대표 무아즈 라작은 이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행동에 대해 "우리 스스로 불결한 돼지머리를 치우게 해서 문제를 야기하려는 것 같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 A씨는 "동네 문화다. 건축주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쉽게 말해 '우리끼리 모여서 노래도 못 듣고 고기도 못 먹냐? 왜 너네가 그것까지 터치하려 드냐?'는 식이다.





한국에서 이슬람교 자체가 한국인 신자 비율이 매우 적어 이방인들의 종교 취급이고, 소위 탈레반과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단체의 악명으로 인해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크기에 일어나는 일이라 볼 수 있다. 즉 역시 외래종교였던 기독교, 불교와 달리 긍정적인 이미지는 약하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종교가 바로 이슬람이기에 일어났던 것. 전형적인 이슬람공포증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서유럽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테러에 대한 반감, 그리고 유럽 난민 사태 이후 정착한 무슬림 중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 신자와, 극단주의와 온건 무슬림을 구별하려 하지 않는 이슬람공포증 세력간의 충돌로 인해 이슬람 신도들과 현지인의 갈등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프랑스와 독일은 양쪽 다 현지에 뿌리내리고 몇대에 걸쳐 살고 있는 무슬림이 많고 난민으로 인한 혼란 역시 공통적으로 겪었다. 하나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기 위한 라이시테 원칙을 오히려 이슬람 억압을 위한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던 프랑스는 오히려 극단주의 무슬림들에게 명분만 줘서 양쪽간의 충돌이 점점 격해지는 반면, 독일은 큰 충돌 없이 지내고 있다. 다만 꼭 비기독교국가만 이슬람을 세속주의라는 명분으로 탄압하진 않은게 알바니아나 아제르바이잔, 튀르키예,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등은 생각보다 정부가 이슬람의 영향력을 스스로 축소하려고도 했던 점이 있다. 튀르키예에선 불과 10년 전만 해도 히잡 착용이 공공장소에서 금지였다는 점이다.

한국 역시 현지인과 모스크가 서로 상부상조하는 등 한국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꽤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이태원 한남동 사원과 이슬람 부산성원인 경우다. 서로간의 오해는 풀고 양보할 건 양보하면서 서로 간의 잡음이 해소되는 것이 이 논란이 해결되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