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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회.정치.역사.인물

2017년 살충제 계란 파동 사건

 

유럽과 한국에서 계란에 '피프로닐' 외 각종 농약 및 살충제들이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로 생산, 유통된 사건이 발생했다.


피프로닐은 1993년부터 전세계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살충제로 주로 농가에서 곤충이나 진드기를 잡는 데 쓰이나 소·돼지·닭처럼 인간이 직접 섭취하는 동물에게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비펜트린은 피레스트로이드 계통의 살충제이며, 농약에도 섞여 사용된다. 국화류(제충국)에 있는 성분이다. 곤충에 대한 독성은 강하지만 닭이나 사람 등에게는 독성이 거의 없다. 피부 흡수시에는 무해하며 약간 간질거리는 느낌을 일으키는 정도이다. 섭취시에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과도한 타액분비, 피로감, 심각한 경우에는 폐부종, 근육 경련이 생길 수 있다.



DDT라 알려진 살충제는  베트남 전쟁에 쓰인 매우 유명한 살충제 중 하나로 이 살충제로써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 암탉의 산란율이 감소하는 등 가축에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먹어도 되는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몸무게 60kg 성인 기준 피프로닐을 0.54mg 섭취했을 때 급성 독성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독일 연방유해평가원(BfR)은 몸무게 65kg 성인은 24시간 내 피프로닐 계란을 7개 이내로 먹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네덜란드 식품소비재안전청은 “오랫동안 먹으면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으니 먹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NVWA는 피프로닐 성분이 이보다 적은 kg당 0.06mg을 초과한 계란에 대해 “아이들이 장기간 섭취하면 위험할 수 있다”며 예방적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먹이지 말라 고 했다.



피프로닐은 위에서 적혀 있듯이, 여름철 닭에 달라붙는 진드기 퇴치 살충제의 주요 성분이다. 그리고 정부에서 기준치(0.02mg/kg)를 설정한 만큼, 절대 사용 금지 성분은 아니다. 살충제를 적절히 사용하기만 한다면 인체에 해가 될 성분이 달걀에서 나올 일은 없다. 그런데 살충제를 어떻게 뿌렸길래 기준치를 아득히 초과한 수치가 나왔을까?

육계(=식용 닭)는 운동을 적절히 해야 육질이 좋아지기 때문에 양계장에서 공터에 풀어 놓고 기른다. 그래서 여기 닭들은 진드기가 생기면 알아서 진흙이나 모래를 사용해서 몸을 청결한 상태로 유지한다. 또 사육기간이 1달 정도밖에 안 되어 양계장을 빨리 빨리 비우기 때문에 산란계에 비해 진드기 문제를 덜 겪는다. 이런 경우라면 따로 살충제를 사용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닭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한 것이다. 애초에 농가에서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으니.

하지만 산란계(=알 낳는 닭)를 기르는 양계장에서는 경제성을 이유로 작은 철망 1개에 암탉 4~5마리를 넣어서 기르기도 하고, 아니더라도 밀집된 공간에 닭 들이 모여있다. 이럴 경우에는 어쩌다가 진드기가 생기면 삽시간에 양계장에 쫙 퍼진다. 특히, 진드기가 한창 활동할 여름에는 더욱. 당연히 진드기 대책 차원에서 살충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살충제를 사용한 철망은 피프로닐 같은 독성 물질이 빠질 때까지 일정 기간 비워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 비양심적인 업자들이 고의로 무시했는지, 살충제 사용을 추천한 수의사들이나 제약 업체가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국내 일부에서는 아예 고지도 하지 않았고, 물에 섞어 닭에 직접 분무했다. 이 경우는 아예 승인된 약품도 이렇게 사용하면 안 된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산 계란에서도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다량 검출되는 일이 일어났다. 주변국에서는 전량 리콜 조치를 취했고, 네덜란드 당국에서는 양계농장 80곳을 폐쇄하고 닭 30여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벨기에 정부는 이 사실을 알고도 무려 9개월 동안 은폐했었다. 게다가 영국 가디언 지에서 벨기에 양계업체에서 살충제 계란을 낳다가 산란효율이 떨어진 폐계를 닭고기로 가공한 뒤 아프리카에다 수출했다는 기사까지 보도되면서 벨기에 사람들은 수치스러워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