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는 하루 적정 물 섭취량을 8잔(약 2L)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섭취하는 다른 음식물의 수분량을 포함하여 2L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일, 채소의 경우 성분의 90~95%가 수분이고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밥에도 다량의 수분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우리가 음식물을 섭취할 때 얻는 수분량은 보통 4~5잔으로, 따로 섭취해야 하는 수분량은 3~4잔이다. 다만 이는 편차가 좀 있어서 나트륨 섭취가 권장량보다 많은 한국인은 나트륨 섭취가 적은 사람들보다 더 많이 마셔야 할 필요가 있기는 하다.
미국 이스턴워싱턴 대학의 웬디 리포비치 운동생리학 교수는 하루에 물을 8잔을 마시라는 등 오래 전부터 권고되던 방법들은 잘못된 속설일 뿐이라고 지적했고, 2008년에 나온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 보고서도 하루에 물을 8잔 마시면 피부가 좋아지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고 두통을 예방한다는 주장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 바 있다. 피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수분이 부족해서 나타날 수 있는 질병들이 수분을 섭취하면서 사라지는 것일 수 있다.
우리의 몸은 필요한 수분량을 섭취한 뒤, 불필요한 수분을 오줌, 땀으로 배출한다. 그러나 수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 모든 수분을 배출할 수 없다. 그래서 몸은 우리 몸의 다른 기관, 즉 혈관, 근육 등에 수분을 저장하는데, 호르몬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이에 따라 몸에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전해질 균형이 파괴되어 농도가 낮은 수분이 삼투 현상에 따라 뇌에 흡수되면 뇌부종도 생길 수 있다. 이렇게 물의 과다 흡수로 발생한 질환을 수독증 또는 물 중독이라고 한다.
하지만 위의 경우는 단시간에 과도한 수분을 섭취한 때의 이야기이고, 몇 시간에 걸쳐 3-4잔을 나눠 마신다면 신장에서 항상성 유지를 위해 물을 배출하므로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하는 수준에서 끝난다. 그리고 물의 추가적인 섭취는 체액이 부족한 사람에게 체액양을 상승시켜 육체를 더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인들은 만성탈수 증상에 놓여 있는 상황이기에 물을 많이 먹는 것은 이런 만성탈수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도 있다. 요로결석이 걱정되는 사람도 예방을 위해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 사실 현대인이 물을 적게 마셔서 병에 걸리는 경우는 많아도,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건강에 악영향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반드시 8잔의 물을 마실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많이 마셔주는게 장기적으로 이득인셈.
커피, 녹차, 탄산음료, 술, 담배 등등의 수분 소모적 기호식품으로는 수분이 쉽게 보충되지 않는다. 다만, 차, 커피, 주스는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다. 그래도 카페인의 심혈관계 작용에 따른 배뇨작용 활성화 효과 또는 음료수 당분의 삼투압효과에 따른 갈증요소 등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면으로 보면 물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평가가 많다.
반수치사량은 90g/kg 정도이다. 즉 몸무게가 70kg인 사람은 6.3리터 정도의 물을 한꺼번에 마시면 물 중독으로 사망할 위험이 크다. 생각보다 적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5L의 물도 원샷하지 못한다는 걸 생각해보면 매우 많은 양이다. 모든 생물은 한때 물에서 살았기 때문에 물에 관한 한 고도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단을 갖추고 있으며, 6.3리터는 성인 체내의 혈액의 양과 맞먹기 때문에 삼투압 조절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물의 섭취량을 늘릴 때 생각해야 되는 주요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체중에 걸맞은 양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는가?
2. 자신이 먹는 소금양에 비해서 알맞은 양의 물을 추가로 섭취하고 있는가?
섭취하는 소금양은 그대로인데, 흡수하는 물의 양만을 늘리면, 체내의 염분농도는 낮아지고, 신체는 적절한 염분농도를 맞추려고 필요 없는 물을 더 많이 배출한다.
하지만 WHO의 나트륨 하루 권장 섭취량의 두 배를 평균적으로 섭취하는 한국인은 큰 걱정 없이 많이 마셔도 된다.
먼저, 물은 0kcal이며, 무기물이다. 물 속에 녹아 있는 용질에 따라 소수점 이하 수십자리의 오차가 있을 수는 있겠으나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즉, 살이 찌는 것과 물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물론 물을 마신 직후에는 당연히 마신 물의 무게 만큼 일시적으로 체중이 증가한다. 상식적으로, 단백질로 이루어진 50kg의 컵에 물을 500g 붓고 체중계 위에 올려놓으면 몇 kg이 나올까? 당연히 50.5kg 이라고 측정될 것이다. 대부분의 "저는 물만 마셔도 살쪄요." 는 이걸 보고 착각한 것이다. 그러나 섭취한 물은 이뇨작용으로 체외로 빠져나게 되고, 물로 인해 늘어났던 체중은 100% 복구된다. 따라서 물 자체가 체지방으로 변하는 경우는 절대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이뇨작용으로 칼로리가 소모된다. 물 섭취시 1리터당 30-60분 정도 걸었을 때만큼의 칼로리가 소비된다고 한다. 기초대사량도 늘려주기 때문에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은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결론적으로, 물만 마셨는데 살이 쪘다고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말이다. 그래서 물 탓을 할 것이 아니라 물과 함께 어떤 식품을 많이 먹었는지, 혹은 다른 무언가를 물처럼 마신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할 문제다.
또한 이 오해에는 다른 원인도 있는데, 보통 사우나로 다이어트 효과를 보려는 사람들의 경험담이다. 사우나에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그만큼 체중이 줄어든다. 그 상태에서 체중을 쟀다가 음식을 섭취하면, 당연히 수분이 빠진 만큼 보충되어 체중이 도로 증가한다. 즉,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듯한 착시효과인 셈이다. 사우나로 뺀 땀만큼 일시분으로 체중이 감량되는 건 사실이기에 체급 경기에선 계체량 1~2일 전에 사우나를 통해 수 kg을 감량한다.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방법이기에 계체량 통과 후에는 다시 수분을 섭취해 원래 체중으로 복귀한다.
물은 다이어트에 있어 가장 핵심적이고 효과적인 음료다. 수많은 다이어트 음료와 식품이 있지만 순수한 물을 이기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일단 음료라 함은 0칼로리인 물에 무언가를 첨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다이어트 요법들이 이견 없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유일한 식품이 바로 물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물을 여러 번 끓이면 비소, 카드뮴 같은 중금속이나 플루오린 등의 성분이 생성되어 나쁘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니고 있다. 물론 페북발 유사과학으로 근거 따위는 하나도 없는 이야기다. 물을 끓이면 수증기가 나올 뿐이며, 따라서 집에 널린 철, 스테인리스 냄비로 물을 백날 끓여 봤자 비소, 카드뮴 등은 나오지 않고 엄청난 가스 요금만이 기다린다. 만약 물을 끓여서 중금속이나 플루오린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해당 물질로 만든 용기를 사용하면 된다. 만약 진짜로 수소와 산소의 화합물을 1기압, 섭씨 100도에서 플루오린이나 중금속으로 만들 수 있으면 상온핵융합의 단계로, 일부러 일으키려고 해도 일으키기 어렵다. 만약 실제로 해낸다면 그것만으로도 노벨상 감이다.
이건 오히려 물에 들어있는 비휘발성 불순물을 모으기 때문이다. 물을 끓이면서 계속 부으면 비휘발성 물질이 모이는건 너무나도 당연한 것. 위에 언급한 백비탕의 단맛도 이런 불순물이 내는 맛이다.
사람의 위는 pH 2의 강산성 환경이라 웬만한 산성 혹은 염기성의 물을 마셨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산성수가 피를 산성으로 만들고 알칼리수가 피를 알칼리성으로 만든다는 주장도 있으나, 사람 혈액의 pH는 먹은 물의 pH가 아니라 생명체 특유의 항상성에 의해 7.4 정도로 유지된다. 혈액의 pH가 변하면 신체에서 일어나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반응이 제대로 일어나지 않을 수가 있으니 위험하다. 우리 몸의 pH가 물을 마시는 것같은 사소한 일로 쉽게 변한다면 이미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인간이 커비도 아니고 피가 마신 물의 속성을 갖게 된다는 발상 자체가 터무니없다. 혈액의 pH가 변하는 것은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며 7.35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산성혈증, 7.45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알칼리혈증이라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산성체질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히려 알칼리수의 염기는 단백질을 녹이기 때문에 오히려 산성수보다 해롭다.
좋은 물만 마셔도 건강이 좋아진다고 하며 이를 인식하여 국내에도 워터 카페와 워터 바, 심지어 워터 소믈리에, 워터 칵테일까지 있다.
세균 등의 감염을 막기 위해 물을 끓여먹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끓이는 것이 만능은 아니므로 끓이고 나서 파괴되지 않는 것은 분명 있다. 예를 들자면, 식기에서 조금씩 깎여나오는 마감제나 걸러지지 않은 물에서 번식한 세균이 뿜어낸 대사물 등이 있다.